사실은 잘 하고 싶습니다
잘 하고 싶은데 마음만큼 결과를 못 낼까봐
하기 싫은 것이에요
졸업 작품으로 구상하던 아이디어를 컨펌 받았는데
솔직히 말해서 별로야
영혼이 없어
라는 교수님의 일침에 당시에는 별 감흥이 없었지만
곱씹을수록 괴로워서 한 삼일동안 머리를 싸매고 울었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졸전에 대한 고민 뿐이던 그 때!!
샤워를 하다가 유레카를 외치며 뛰쳐나옴
김르키메데스라고 불러주세요
그치만 알몸으로 뛰쳐나오진 않았어요
교수님께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작품은
그냥 코끼리인 것만 알겠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흐엉헉읍흑헝힝
내 코끼리에 부여할
그 적당한 ‘의미’가 떠올랐다
샤워하다가..
그래서 그게 뭐냐고요?
언니가 예전에 보내준 책의 한 페이지
‘인간이 최상위 포식자인 세계에 맞추어
그들에게 길들여지는 생존 방법을 택한
초미니 코끼리’
강아지만큼 작아져서 목줄을 하고 인간과 산책하며 아양떠는 코끼리를 제작할 생각입니다
약간 씁쓸하지만 깜찍한 그들의 진화..
산책 후 샤워도 코로 물뿌리면서 셀프로 하는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행복해졌어요
아이디어 마인드맵에 존나귀여워 존나귀여워만 다섯번 적어냈어요
그래서 조형으로는 요 귀요미들을 만들 예정입니다
하나는 해결
그런데 접시가 문제입니다
교수님께서는 꽃을 모티브로 제작하라셨는데 저는
꽃을 별로 안 좋아해요
벚꽃은 팝콘같고 목련은 휴지같아 보여요
흑흑 흑흑 어쩜좋아
선인장은 좋아하니까 선인장 모티브 접시를 만들어야하나
또 머리를 싸매고 샤워해야겠군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게 흐르는건지
어르신 먹여 살리려면
성공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게다가 딸래미까지;;)
성공하는 길은 너무 어려워
최근에 학교 앞에 베이크 슈 라는 제과점이 생겼다
까눌레만 두번 사먹었는데
사장님이 엄청 예쁨
그리고 과자들도 예쁘다.. (그녀를 닮은듯)
ㅠㅠ 예쁜 여성이 구워주는 예쁜 과자
아무튼 추천합니다 갑자기 추천
까눌레 진.짜 맛있음 가보십시오
까눌레 사고 얼굴을 붉히면서 나오면 어르신이 도끼눈을 뜨고 쳐다보심
책임져야할 남성1 과 그의 뱃속에 있는 응가를 위해
열심히 살아보겠어요
접시 계획이 잡히면 또 근황 전할게요
아자아자 화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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